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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금씩 자라고 있어요.
by 160cm


노란색 타일의 선택은 확실히 확실하긴 해


유나는 매일 그림을 그리던 손으로 저녁을 한다 그림도 잘하고 음식도 잘하고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설산을 그리고 시금치를 무치고 새를 그리고 두부를 썬다 손은 늘 더러웠는데 목탄이나 잉크가 묻어서인지 파 뿌리나 오징어를 다듬어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우리는 작업실 의자에 오래된 화판을 얹어 밥을 차려 먹었다 시장에 새로 생긴 황금통닭집 타일은 전부 샛노랗더라? 나는 유나 밥을 밀어 넣으며 말했다 니가 그린 그림 팔아서 치킨 사 먹을까? 이 말은 하지 않았다 유나가 종일 매달린 그림을 먹는 일과 김 나는 밥을 그리는 일과 유나가 캔버스를 삶고 물감을 굽고 기름을 바르고 커튼을 담그고 앵무새를 튀기고 촛불에 양념장을 칠하는 그런 시간은 소중하지 아무렴 하지만 여기는 확실한 세상이고 노란색 타일의 선택은 확실히 확실하긴 해 나는 생각했다

배수연, 유나의 맛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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